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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초등 과학 교과서 1


어렸을 때 개구리를 많이 잡았다. 한겨울이 절정이었다. 특별한 기구가 필요하지 않았다. 동무들이랑 양동이를 한 손에 들고 계곡 같은 곳으로 나가면 그만이었다. 개구리는 물 속 큰 돌 밑에 웅크리고 겨울잠을 자고 있었다. 우리가 돌을 들춰도 곧바로 깨어나 도망가지 못했다. 녀석들을 주워 양동이에 넣으면 그만이었다.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우리의 겨울나기 보양식이었다. 그 이전에 정말 재미있는 놀이였다. 여름이면 개구리를 잡아 구워먹었다. 얼마나 맛있던지. 그리고 동무의 까매진 입술을 바라보는 것은 얼마나 재미있던지. 겨울이나 여름이나 당시 개구리는 뱀보다 어린이가 더 큰 천적이었다. 개구리를 학교 실험실에서 만난 것은 충격이었다. 먼지가 쌓이고 이상한 액체 냄새가 흐르던 실험실은 그다지 가고 싶은 곳이 아니었다. 그런데 거기서 개구리를 해부했다. 마취도 제대로 되지 않은 개구리를 눕혀 손과 발을 고정시킨 뒤 메스로 배를 갈랐다. 그러고는 그 안 장기를 살펴보는 수업이었다. 선생님이 앞장섰지만 끔찍하게 여겨졌다. 한겨울이면 양동이에 가득 담아 삶아 먹고 한여름이면 구워 먹던 친근한 개구리이다. 죽이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던 시절인데 해부가 된 개구리는 그렇지 않게 다가왔다. 학교 실험실이, 생물 공부가, 과학이 나와 멀어져간 한 계기였다. 박연미 선생님이 쓴 책을 보며 지금의 아이들은 참 좋겠구나 생각했다. 내가 공부하던 어린 시절의 과학 수업이 아니었다. 나는 학교 실험실이며 과학을 지독히도 싫어했는데 너무 재미가 있다. 무엇보다 학교 공부가 일상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과학을 배우는 게 일상에서 늘 보고 겪던 것에서 사례를 들여온다. 과학 시간이 즐거운 놀이 시간이다. 그러면서 과학의 기초 지식, 특히 개념 정리를 스스로 하게 이끈다. 그것이 어려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동무들과 놀고 즐기는 사이에 이루어진다. 초등학교에서 25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친 내공이 아니라면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제비꼬리샘 여러분이 좋아하는 학교 중앙 현관의 수족관에서 볼 수 있는 것을 예로 들어 봅시다. 물레방아, 수초, 물고기, 자갈은 형태가 있고 손으로 잡을 수도 있죠? 이것은 고체입니다. 수조를 가득 채우고 있는 물은? 그래요, 볼 수는 있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액체입니다. 수족관에서 공기 방울이 뽀글뽀글 올라오지요? 이것은 눈에 보이지도, 손으로 잡히지도 않는 기체랍니다. (26-27쪽) 어린이들이 늘 보고 겪는 것을 사례로 하여 과학의 기초를 차근차근 풀어나간다. 모양이 있고 공간을 차지하는 것은 물체, 물체를 만드는 재료는 물질, 물질은 상태에 따라 고체 액체 기체로 나눈다. 무게는 지구가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이고, 질량은 우주 어디에 있더라도 똑같은 절대 단위이다. 두 가지 이상의 물질이 섞인 것을 혼합물이라고 하는데 그때 혼합물은 섞여 있지만 각 물질의 성질은 그대로 갖고 있다. 지구는 하나의 거대한 자석이다. 선생님이 아이들이랑 질문을 주고받으며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과학 지식은 어느새 속속들이 개념이 잡힌다. 이야기책을 읽는 느낌인데 그렇다.
이야기로 풀어낸 놀라운 정보, 재미난 실험으로
교과서 안과 밖을 넘나드는 생생 과학 수업!

현행 초등 과학 교과과정에서 다루고 있는 모든 학습 내용을 [1권 물리와 화학 편]과, [2권 생물과 지구과학 편]에 나누어 담은 스토리텔링 초등 과학 교과서 가 출간되었습니다. 현직 초등학교 과학 전담 교사 박연미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 과학 수업을 진행하면서 축적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춘 과학 학습 정보를 제공하는 어린이 과학책입니다.

체격이 다른 친구와 시소를 타며 힘을 겨룬 일, 더운 여름날, 가방 속에 얼음물병과 함께 넣어 둔 공책이 흠뻑 젖어 낭패를 본 일, 창밖의 햇빛을 거울로 반사시켜 교실 한켠을 어지럽히며 낄낄거린 일…… 모두가 한번쯤은 겪어봤음직한 일들이지요. 스토리텔링 초등 과학 교과서 는 이 책만의 특장점인 ‘대화’ 형식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교과서 속 이론과 개념을 나의 일상, 나의 이야기로 끌어와, 아이들이 스스로 더 알고 싶고, 더 찾고 싶어지는 능동적 과학 공부로 아이들을 안내합니다.


머리말 4 / 이 책의 등장 인물 6
1장 물체와 물질 ∥ 1. 물체와 물질은 무엇일까? 12 / 2. 물질에 따라 다른 쓰임새 18 / 3. 물질의 상태?고체, 액체, 기체 26
2장 물체의 무게 재기 ∥ 1. 무게와 질량은 어떻게 다를까? 36 / 2. 용수철의 탄성을 이용한 저울 38 / 3. 수평 잡기의 원리를 이용한 저울 40
3장 액체와 기체 ∥ 1. 액체의 부피를 재어 볼까? 48 / 2. 기체의 부피와 무게 52
4장 모양을 바꾸는 물 ∥ 1. 액체인 물과 고체인 얼음 64 / 2. 물과 수증기의 상태 72
5장 혼합물의 분리 ∥ 1. 혼합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82 / 2. 혼합물, 어떻게 분리하지? 90
6장 자석의 성질 ∥ 1. 쇠를 끌어당기는 자석 100 / 2. 왜 자꾸 끌려가지? 104 / 3. 자석이 가리키는 방향 108 / 4. 서로 다른 게 좋아 112
7장 소리의 성질 ∥ 1. 소리는 어떻게 전달될까? 122 / 2. 세기와 높낮이를 달리하여 소리내기 128 / 3. 소리의 성질 이용하기 134
8장 빛과 그림자 ∥ 1. 빛의 직진과 반사 144 / 2. 빛이 가려져 만들어지는 그림자 160
찾아보기 166 / 사진 출처 172